
[세레스티아 루덴베르크X나나미 치아키]
그대와 나의 이야기
W. severstar
당신은 철이 들 무렵부터 타인에겐 보이지 않는 것이 보였다. 그 것들은 귀신이나, 요괴라 불리는 것들이었고, 그렇기에 당신은 철이 들 무렵부터 이름모를 이 곳에 갖혀 있었다. 단 한 번도 나가는 것을 허락받지 못한 채, 하릴없이 이 곳에서 갇혀 있었다. 사람들은 당신에게 말한다. 너는 다른 이들과 다르다고. 그렇기에 이 곳에 갇혀 있는 것이라고. 어렸던 당신과 지금의 당신은 아직도 그 의미를 모른다. 그저 이게 무서운 건가? 하는 의문만이 당신의 마음 속에 잠식해 있을 뿐이었다.
당신은 창 밖을 바라본다. 하릴 없이 바라본다. 창 밖으로 손을 뻗으며, 저 하늘 너머에 간절함을 담아본다. 날아가는 새에 동경을 품으며―, 저 푸른 하늘에 떠 있는 구름에 소망을 가득 담아―, 저 멀리 날아가고픈 희망에 손을 잡아보지만, 희망은 결코 당신의 손을 잡아주지 않는다.
"우후훗, 또 창문을 보고 계신 건가요? 당신도 무의미한 행동을 하시는군요. 적응하지 못하는 생물은 도태되기 마련, 이제 슬슬 적응하실 때가 되지 않았나요?"
"…어라? 그런… 걸까? 적응 해야하는 걸까…?"
"…썩, 내키지 않는 표정이군요. 뭐, 무리도 아니겠죠."
언제나 당신이 창 밖을 바라볼 무렵이면 항상 그녀가 나타나곤 한다. 이국식 검은 복장에, 소라를 연상시키는 괴기한 머리. 자신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자신과 다른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는 그녀. 가식적인 웃음으로 격식을 차리면서, 언제나 당신을 찾아온다. 그녀가 어디서 찾아오는지도, 어떻게 찾아오는지도 어느 하나 알 수 없다. 하지만, 당신이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은 단 한 가지, 그녀는 인간이 아니라는 것. 이미 죽은 자의 혼이라는 것. 허나 그녀가 이미 죽은 자라 할지라도, 적응이란 말로 당신에게 비아냥거리는 어투로 로 언제나 당신에게 밖의 이야기를 가져오는 그녀이기에―. 당신은 그녀를 바라보며 해 맑은 웃음을 지어본다.
"그런 것보다 밖의 이야기를 해줄래?"
"또… 인가요? 뭐, 상관 없겠죠."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베베 꼬며, 그녀는 썩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보인다. 그럼에도 어느 때처럼 싱그러운 웃음을 지어보이며 서서히 밖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푸르른 숲의 소리를―, 투명한 호수의 반짝임을―, 활기에 어린 사람들의 감촉을―, 그녀는 빨간 앵두같은 입술로 당신에게 전한다. 당신은 처음듣는 풍경, 들은 적이 없는 경치, 그 이야기에 흠뻑취해 어린 아이처럼 눈을 반짝인다. 하지만 당신의 그 반짝임도 금새 밖을 향한 동경과, 그녀에 대한 부러움에 슬픔으로 가득 채워진다.
"부럽다. 나도 나갈 수 있으면 좋을텐데…. 라고 생각해."
"그런가요…."
그런 당신의 말에 그녀는 서운한 웃음을 지으며, 말 끝을 흐린다. 언제나 당신에게 밖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그녀지만, 그녀는 당신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녀는 당신을 밖으로 내 보낼 수 없다.
이미 육체는 죽어버렸기에―.
그녀가 당신과 할 수 있는 것은 대화 뿐이다.
육체가 없는 영혼만 떠돌기에―.
그녀는 당신을 구해줄 수 없다.
그 이유는 그녀가 죽은 자의 혼이기 때문에―.
"미안…. 조금 어리광을 부렸나봐…."
아―, 하는 짧은 탄식과 함께 당신은 고개를 돌린다. 당신은 그녀와 함께 밖으로 나가 더 많은 세상을 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녀는 죽은 자이기에 무력했고, 당신은 남들과 다르기에 무력하다. 이 무력함 속에서 당신과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아니요. 신경쓰지 않습니다. 모름지기 사람은 적응하기 마련이니까요."
서로에게 웃음을 지어주는 것 뿐―.
"자, 그럼 이야기를 계속할까요?"
그저, 서로에게 가진 것을 이야기 할 뿐―. 그 것 뿐인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