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우다 카즈이치X미오다 이부키]
W. 플루
언제나 너의 앞에만 서면 가슴이 뛰었다.
방긋 웃는 너의 표정에 설렘을 느끼고, 활기찬 너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아닌척했지만 너의 자작곡들도 어째선지 기분 좋은 멜로디로 들려왔다. 너의 말투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그래, 그랬었다. 겉으로는 소니아를 좋아한다고 했었지만 속으로는 너를 좋아한다는 것을 부정하고 있었다.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바닥을 보였던 소니아에 대한 애정은 빠르게 너로 채워졌다.
하지만 내 마음을 눈치채기도 전에 너는 살해당했다. 그것도 믿었던 친구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해버렸다.
겁쟁이인 나는 너의 시체를 제대로 마주하는 것도 버거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비니 속에 숨어 우는 것 뿐이었다.
다들 자러 간 이 시간에 혼자 남아 방 안에서 뒤늦은 후회를 해봐도 너는 돌아올 수 없었다. 도대체 무엇이 두려웠던 걸까,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어째서 힘겨웠던 건지 나는 알 수 없었다.
결국 하찮았던 나의 자존심은 너의 죽음을 바라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학급 재판 이후 아무렇지 않은 척해봐도 고통스러웠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그날 밤 너를 내버려 두진 않았을 텐데, 그 전에 너에게 고백했을 텐데, 뒤늦은 후회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네가 죽기 전까지 깨닫지 못했다. 너를 향한 나의 마음과 또 그 마음이 얼마나 큰 건지, 알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은 나를 저주했다. 처음부터 너를 사랑한다고 인정하고 고백했었더라면 결과가 바뀌었을까.
무심코 창밖을 들여다봤더니 왠지 오늘따라 별이 흐릿해지는듯한 착각이 들었다. 착각이라고 하기에는 방안의 물건들조차 물을 통해 보는 것같이 느껴져 눈을 비볐더니 어느새 눈물이 고였던 걸 눈치챌 수 있었다.
너의 시체를 봤었을 때도 눈물은 흐르지 않았었는데 학급 재판이 끝난 지금에서야 겨우 너의 죽음이 실감 났다. 그래서 눈물이 고였다고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파졌다. 차라리 너 대신에 내가 죽는 게 더 나을 텐데, 넓은 세상 속에 혼자 남은 느낌이다.
널 정말 많이 사랑하는 나인데 우리는 이제 이어질 수 없다. 그렇게 생각했더니 더욱더 우울해져 견딜 수 없었다. 전에 우리를 위해 환영 파티까지 준비했던 너를 떠올려보니 더 괴로워져 눈시울이 따가웠다.
애써 눈물을 삼키며 너의 마지막 노래를 흥얼거렸다. 기억을 더듬으며 조용한 방 안을 가득 채우는 너에 대한 추억에 눈을 감고 밝게 노래를 부르던 너를 상상했다. 노래가 끝날 때쯤에 겨우 삼켰던 눈물이, 볼을 적시며 흘러내렸다.
"너에게도 닿아라.. 이 마음."
울먹이는 목소리로 마지막 힘을 다해 너의 마지막 가사를 소리 내어 외치지만 너는 듣지 못한다. 야속한 시곗바늘이 더디지만 확실하게 움직이고 달빛이 서서히 줄어들었다.
너는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에 있지만 내 마음만큼은 너의 노래 가사처럼 닿았으면 좋겠다. 그런 작은 희망을 품고 나의 새벽은 밝았다.

